31밴드 RTA 읽는 법 — 룸 모드와 하울링 포인트
RTA(Real-Time Analyzer, 실시간 스펙트럼 분석기)는 지금 마이크로 들어오는 소리의 주파수별 에너지를 막대그래프로 보여줍니다. 정답을 알려주는 도구는 아니지만, 룸의 문제 대역과 피드백 직전 신호를 눈으로 확인하는 데 유용합니다.
31밴드 = 1/3 옥타브
표준 31밴드 RTA는 20Hz부터 20kHz까지를 1/3 옥타브 간격(ISO 266)으로 나눕니다. 중심 주파수는 20, 25, 31.5, 40, 50, 63, 80, 100, 125, … 1k, 1.25k, 1.6k, 2k … 16k, 20k입니다. 옥타브 이퀄라이저(그래픽 EQ)의 슬라이더와 같은 간격이라, RTA에서 솟은 밴드를 그래픽 EQ의 같은 슬라이더로 바로 손볼 수 있습니다.
기준선: 핑크노이즈는 평평해야 한다
화이트노이즈는 모든 주파수에 같은 에너지를 담고 있어서 RTA에서 고역이 올라간 사선으로 보입니다. 핑크노이즈는 옥타브당 에너지가 일정하도록 만들어져, 1/3 옥타브 RTA에서 평평한 가로선으로 나타납니다.
그래서 측정 절차는 이렇습니다.
- 시스템으로 핑크노이즈를 재생한다.
- 측정 마이크(무지향성, 가능하면 교정된 것)를 청취 위치에 둔다.
- RTA가 평평하지 않은 부분 — 솟은 밴드와 꺼진 밴드 — 이 룸+시스템의 특성이다.
저역 피크와 딥 = 룸 모드
방의 벽·바닥·천장 사이 거리에 대응하는 주파수에서 정재파(룸 모드)가 생깁니다. 위치에 따라 그 주파수가 크게 솟거나(피크) 푹 꺼집니다(딥, 널).
- 피크는 그래픽 EQ나 파라메트릭 EQ로 좁게 컷하면 개선됩니다.
- 딥(널)은 부스트로 잘 안 메워집니다. 스피커·청취 위치를 옮기는 게 답입니다.
- 측정 마이크를 1~2m만 옮겨도 저역 그래프가 확 바뀝니다. 여러 위치를 재고 평균을 봐야 룸 모드인지 한 지점의 특이점인지 구분됩니다.
대략의 감
방의 한 축 길이가 L(m)이면, 그 축의 첫 번째 룸 모드는 약 172 ÷ L (Hz) 근처입니다. 길이 5m 방이면 약 34Hz, 그 배수인 69Hz·103Hz…에서도 모드가 생깁니다. RTA에서 이 근처 밴드가 유독 튀면 룸 모드일 가능성이 큽니다.
마이크로 들어오는 소리를 31밴드(ISO 266) 실시간 스펙트럼으로 보여줍니다. 룸 특성 확인, 하울링 포인트 점검에 바로 쓸 수 있습니다.
▸ RTA 열기하울링(피드백) 포인트 찾기
마이크 게인을 서서히 올리다 보면 피드백이 터지기 직전, 특정 밴드가 다른 밴드보다 먼저 솟아오릅니다. 그 주파수가 그 마이크·스피커·룸 조합에서 가장 취약한 지점입니다.
- 공연 전, 실제 마이크를 실제 위치에 두고 게인을 올린다.
- RTA에서 먼저 뾰족하게 솟는 밴드를 확인한다.
- 그래픽 EQ의 같은 슬라이더를 2~3dB만 내린다(과하게 내리면 음색이 상한다).
- 게인을 조금 더 올려 다음으로 솟는 밴드를 찾는다. 보통 2~4개 대역만 살짝 손봐도 게인 여유가 눈에 띄게 늘어난다.
RTA를 믿을 때와 믿지 말아야 할 때
- 믿을 것: 좁고 큰 피크, 피드백 직전 대역, 큰 톤 밸런스 문제(“전체적으로 답답하다/쨍하다”).
- 믿지 말 것: 미세한 요철을 EQ로 다 펴려는 것. 위상·시간 문제는 RTA에 안 보인다. 음악적 판단은 결국 귀가 한다.
- 1/3 옥타브 RTA는 해상도가 낮아 좁은 노칭 노이즈나 정확한 피드백 주파수를 특정하진 못한다. 대역을 좁히려면 FFT 기반 분석기가 필요하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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