위상 간섭과 콤필터 — 시간차가 만드는 빗살 모양 주파수 특성
스피커를 하나 더 켰더니 소리가 얇아지고, 마이크를 하나 더 세웠더니 중역이 빠지는 일이 있습니다. 대부분은 같은 소리가 시간차를 두고 두 번 귀나 마이크에 들어와서 생기는 현상입니다. 이 시간차가 어떤 주파수를 지우는지는 간단한 공식으로 미리 알 수 있습니다.
간섭: 같은 타이밍이면 커지고, 반대 타이밍이면 지워진다
같은 주파수의 소리 두 개가 만나면 압력이 더해집니다. 둘의 압축·팽창 시점이 같으면 커지고(보강), 한쪽이 압축일 때 다른 쪽이 팽창이면 줄어듭니다(상쇄). 크기가 같고 정확히 반 주기 어긋나면 그 주파수는 이론상 사라집니다. 같은 시간차라도 주파수마다 어긋나는 비율(위상)이 달라서, 어떤 음은 커지고 어떤 음은 지워집니다.
콤필터 공식
같은 신호가 시간차 T(초)를 두고 한 번 더 더해지면, 주파수 특성에 빗살 모양의 골이 생깁니다.
골 사이 간격 = 1 ÷ T Hz
음속 343 m/s에서는 경로 차이 34.3 cm가 약 1 ms입니다.
| 시간차 | 경로 차이 | 첫 번째 골 | 골의 위치 |
|---|---|---|---|
| 0.5 ms | 약 17 cm | 1 kHz | 1k, 3k, 5k, 7k Hz |
| 1 ms | 약 34 cm | 500 Hz | 500, 1.5k, 2.5k, 3.5k Hz |
| 2 ms | 약 69 cm | 250 Hz | 250, 750, 1.25k, 1.75k Hz |
시간차가 길수록 골이 촘촘해지고, 짧을수록 첫 번째 골이 높은 주파수로 올라갑니다.
계산 예시 — 두 번째 소리가 작을 때
두 번째 소리가 첫 번째의 0.5배(약 −6 dB)이면 봉우리는 20×log(1.5) ≈ +3.5 dB, 골은 20×log(0.5) ≈ −6.0 dB입니다. 0.3배(약 −10 dB)이면 +2.3 dB / −3.1 dB로 얕아집니다. 골이 완전히 비는 것은 두 소리의 크기가 같을 때뿐이고, 크기에 차이를 두면 그만큼 완화됩니다.
현장에서 만나는 경우
- 마이크 두 개로 한 악기를 잡을 때. 도착 시간이 다르면 콤필터가 생깁니다. 3:1 법칙은 두 번째 마이크를 첫 마이크 거리의 3배 이상 떨어뜨리라는 가이드입니다. 거리가 3배면 음압이 20×log(3) ≈ 9.5 dB 작아져 골이 얕아집니다. 일반적인 기준이므로 최종 판단은 귀로 합니다.
- 두 스피커의 소리가 비슷한 크기로 겹치는 구역. 거리가 조금만 달라져도 골의 위치가 움직여, 한 자리에서 괜찮았다고 객석 전체가 괜찮은 것은 아닙니다.
- 벽·책상·바닥 반사. 직접 오는 소리와 반사음이 겹치면 같은 현상이 일어납니다. 보면대나 책상 가까이 둔 마이크가 얇게 들리는 이유입니다.
극성 반전과 위상 차이는 다르다
극성(폴라리티) 반전은 신호 전체를 뒤집는 것이라 모든 주파수가 똑같이 뒤집힙니다. 시간차로 인한 위상 차이는 주파수마다 정도가 달라 콤필터가 됩니다. 같은 크기의 두 신호를 합쳤는데 거의 모든 소리가 사라지면 극성을, 일부 음역만 빠지면 시간차를 먼저 의심합니다.
방 안의 정상파
평행한 벽 사이를 소리가 오가면 특정 주파수에서 보강이 쌓입니다. 벽 간격이 L(m)일 때 가장 낮은 축 방향 정상파는 약 343 ÷ (2L) Hz이고 그 정수배에서도 생깁니다.
계산 예시 — 벽 간격 5 m
343 ÷ (2×5) = 34.3 Hz, 그 두 배·세 배·네 배는 68.6 / 102.9 / 137.2 Hz입니다. 실제 방은 가로·세로·높이와 사선 모드가 함께 있어 더 복잡하지만, 낮은 주파수의 위치를 어림하는 데는 이 식이 쓸 만합니다.
파장과 룸 모드의 관계는 주파수와 파장 계산에, 딜레이 값을 구하는 방법은 딜레이 타워 가이드에 정리해 두었습니다.
줄이는 방법
- 거리를 바꿔 시간차 자체를 줄이거나 충분히 키운다(3:1 법칙 포함).
- 두 소리의 크기에 차이를 둔다.
- 딜레이로 도착 시간을 맞춘다.
- 반사면과 마이크 사이를 정리한다.
- 한쪽을 껐다 켜며 귀로 비교하고, 필요하면 측정으로 확인한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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